아들과 함께 2박 3일 동안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아들이 시험을 치는데 휴가를 내고 동행한 것이지요.
지난 6월, 1차 시험 때에는 와이프도 동행했었는데 이번에는 부자만 서울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서울에 가려면 큰 맘을 먹어야 갈 수 있거든요.
1차 시험을 치고 내려올 때 와이프가 말했죠. "다음 2차 시험은 아들 혼자 KTX 타고 갔다 와. 아빠가 넘 힘들겠다" 자동차로 갔다 오기엔 너무 먼 길이라 생각했던 거예요.
이번에는 아들 혼자 보내려다 이틀 동안 하루 종일 시험치고 아들 혼자 밥을 먹으면 얼마나 그럴까 싶어 미리 숙소를 예약해 놓고 또 서울길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롯데시티호텔구로를 숙소로 잡았는데 규모가 꽤 크더군요. 코로나로 이용객도 많지 않아 조용해서 더 좋았습니다. "아빠 덕분에 이런 근사한 호텔에서 숙박할 수 있어 감사니다." 호텔이 맘에 들었던지 아들이 쑥스럽게 한마디 했어요. 저번에는 베네키아 호텔에서 하룻밤 묶었거든요.
체크인을 하고는 곧장 저녁을 먹으러 근처 구로식당에 갔는데, 식당에도 손님이 없어 한산해서 좋긴 했습니다만, 요즘 장사가 넘 안된다며 사장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더군요.
손님이 별로 없으니까 사장님께서 삼겹살을 예쁘게 구워주시는 덕분에 아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기맛이 좋았던지 아들이 내일 저녁에도 이 식당에 오자고 하더군요.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 한 병을 마셨는데, 숙소에 와서도 객지의 허전함에 맥주를 찾게 되더라구요.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아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여행길에서는 역시 술을 어느 정도 마셔줘야 잠을 청할 수 있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 아들을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아들이 돌아오는 저녁때까지 혼자 호텔방에만 있는 것도 나름 괜찮더군요. 이래서 호캉스가 유행하나 싶었죠.
이튿날 저녁에 구로식당에 갔는데, 식당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손님이 없으니 차라리 장사를 안 하는 걸 선택한 모양입니다.
아들과 낯선 골목길을 탐색한 끝에 구로맛찬들 왕소금구이로 낙점했습니다. 아들은 삼겹살이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질리지도 않는 모양이에요. 맛찬들 왕소금구이집에는 그래도 손님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이렇게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또다른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부자지간도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친해지는 모양입니다. 2차 시험도 아들이 합격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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